- VHB937 임상 2상 최종 실패: 노바티스(Novartis)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치료제로 개발하던 TREM2 활성화 후보물질 VHB937(성분명 라이포네바트, lifonebart)의 'Astrals' 임상 2상이 1차 및 2차 평가지표를 모두 충족하지 못해 공식 중단되었습니다.
- R&D 연쇄 악재 직면: 120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근이영양증 치료제 '델-데시란(del-desiran)'의 3상 실패, 자가면역 질환 CAR-T 임상 중 환자 사망에 따른 시험 보류, Lp(a) 표적 심혈관 치료제 실패에 이어 또 한 번의 뼈아픈 타격을 입었습니다.
- 표적의 명암: 신경염증 조절의 핵심 타깃으로 꼽히던 TREM2 경로가 ALS에서는 임상적 유효성을 증명하지 못했으나, 노바티스는 기전상 유효성 입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알츠하이머병 임상 2상은 계획대로 유지한다는 전략입니다.
신약/기술의 원리와 혁신 포인트: TREM2 활성화 전략의 이상과 현실
스위스 빅파마 노바티스(Novartis, NVS)의 루게릭병 치료제 임상 결과 발표는 최근 악재가 누적되던 R&D 파이프라인에 다시 한번 묵직한 충격을 던졌습니다. 초기 루게릭병 환자 251명을 대상으로 야심 차게 전개했던 VHB937의 임상 2상 'Astrals' 연구가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질병 억제 효능을 끌어내지 못하고 백기를 든 것입니다. 신경계 불치병 영역에서 게임 체인저를 노렸던 노바티스의 승부수가 허망하게 가로막힌 순간입니다.
VHB937(라이포네바트)은 뇌 내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 표면에 발현하는 수용체인 TREM2(Triggering Receptor Expressed on Myeloid Cells 2)를 안정화하고 활성화하는 약물입니다. 기초 생물학적 가설은 명쾌했습니다. 미세아교세포의 TREM2가 자극을 받으면 신경 염증 물질의 분비가 억제되고, 손상된 신경 파편을 포식·제거하는 식세포 작용이 활성화되어 운동신경세포의 사멸을 늦출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인체 신경계의 병태생리는 시험관 모델보다 훨씬 가혹했습니다. 질병 발병 후 2년 이내의 초기 환자를 선별해 투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체 기능 평가 지표(ALSFRS-R) 개선을 비롯한 1·2차 평가지표에서 위약군과의 유의미한 격차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의 한계인지, 혹은 TREM2 활성화만으로는 비가역적인 운동신경 변성 속도를 억제하기에 역부족이었는지가 향후 R&D 분석의 과제로 남았습니다.
시장 파급력 및 글로벌 경쟁 구도: 무덤으로 불리는 ALS와 흔들리는 TREM2
루게릭병(ALS)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여전히 가장 정복하기 어려운 대표적 난치 질환입니다. 기존 표준치료제인 릴루졸(Riluzole)이나 에다라본(Edaravone)조차 생존 기간을 몇 개월 연장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연간 20억 달러를 웃도는 잠재적 미충족 수요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최근 아밀릭스(Amylyx)의 렐리브리오(Relyvrio)가 임상 3상 실패로 자진 철회한 데 이어, 노바티스의 VHB937마저 탈락하면서 신약 개발의 험난함을 재확인시켰습니다.
더 큰 파장은 TREM2 작용제 개발 진영 전체로 번지고 있습니다. 앞서 2024년 일렉터(Alector)와 애브비(AbbVie)가 협력한 알츠하이머 임상 2상 약물이 실패했고, 비질 뉴로사이언스(Vigil Neuroscience)의 단일클론 항체 역시 난관을 겪었습니다. 노바티스의 이번 실패는 TREM2 경로가 ALS 질환군에서는 결정적인 유효 타깃이 아닐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국내 바이오 파급력 & 투자자 관전 포인트: 신경염증 플랫폼 재평가
이번 노바티스의 데이터는 국내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 기업들에도 직접적인 기술적 기준점을 제시합니다. 신경염증(Neuroinflammation) 제어 및 미세아교세포 조절 기전을 다루는 디앤디파마텍, 에이비엘바이오, 한미약품, 엔케이맥스 등 퇴행성 뇌질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들은 타깃 유효성 입증 데이터를 더욱 엄격하게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포착해야 할 차별화 포인트는 '뇌 투과율(BBB Shuttle) 극복 여부'와 '단일 타깃을 넘어선 복합 기전'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와 같이 Grabody-B 플랫폼을 통해 유효 약물의 뇌 실질 침투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플랫폼 기술은 빅파마의 신약이 실패할 때마다 역설적으로 라이선스 아웃(L/O) 파트너십 가치가 치솟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뇌 내 유효 약물 농도를 보장하지 못하면 아무리 훌륭한 타깃이라도 유효성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명확한 바이오마커 없이 미세아교세포 활성화에만 기대는 전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라이선싱 협상에서 데이터 검증 허들이 현저히 높아졌습니다. 단순 동물모델 효능을 넘어 인간 뇌 오가노이드 및 척수액 바이오마커 기반의 정량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기업으로 옥석 가리기가 가속화될 것입니다.
파이프라인 종합 평가 & 비즈니스 가치: 연이은 실패 속 노바티스의 선택
바스 나라심한(Vas Narasimhan) CEO 체제의 노바티스는 최근 수난의 연속입니다. 불과 한 달 새 자가면역 CAR-T(rap-cel) 임상 보류, 지질단백질(a) 저하제 펠라카르센(Pelacarsen) 3상 심혈관 혜택 실패, 아비디티 인수 핵심 자산의 3상 침몰에 이어 이번 ALS 포기까지 이어졌습니다. 2030년대 블록버스터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격적으로 단행했던 초기 및 중기 임상 파이프라인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며 자본 배분의 효율성에 강력한 의문 부호가 찍힌 상황입니다.
바이오 핵심 용어 해설
1. TREM2 (골수세포 발현 촉발 수용체 2)
뇌 속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 표면에 분포하는 수용체 단백질입니다. 손상된 지질이나 아밀로이드 침착물 등 세포 독성 찌꺼기를 인식해 이를 청소하고 세포 생존 신호를 전달함으로써 신경퇴행을 막는 청소부 역할을 지시합니다.
2. ALSFRS-R (개정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기능 평가 척도)
루게릭병 임상 시험에서 약물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1차 평가지표입니다. 언어 구사, 음식 삼키기, 글쓰기, 옷 입기, 걷기, 계단 오르기, 호흡 능력 등 총 12개 일상 기능 영역을 점수화(총점 48점)하여 기능 퇴행 지연 정도를 정량 측정합니다.
향후 핵심 마일스톤 체크리스트: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3대 변곡점
비록 ALS 임상은 종료되었지만, 노바티스의 전체 파이프라인과 글로벌 신경퇴행성 신약 시장에는 앞으로 6~12개월 사이 중대한 데이터 발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향후 투자 판단을 위해 확인해야 할 3대 실전 마일스톤 체크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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